2008. 7. 8. 20:14

훈련 끝, D-day 199일.

올해 마지막 훈련이 오늘 사실상 끝났다.
올해 마지막 훈련이 끝나 이제 남은 반년은 홀가분한 상태에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받은 특기 특성상 야외 작업이 많긴 하지만, 몇 번의 제초 작업을 하고나면 육체적으로 그렇게 힘든 작업도 없을 듯하다.

그리고 그와 함께 나의 군생활 200일선이 깨졌다.
오늘 확인 해보니 남은 군생활이 199일.
문득 자대 와서 일병 초기에 세웠던 군생활 계획이 머리에 스쳐가며, '아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라는 생각과 '그 때 품었던 나의 계획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린 것인가'하는 아쉬움이 교차한다.

지난 주말 하려다 쉬느라 못한 상반기 결산을 하고 남은 199일에서 무엇을 남겨갈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겠다.
2008. 7. 6. 11:12

내가 공부하는 법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들에서 일관되게 '강점'을 바탕으로 조직할 것을 이야기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떻게 학습하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자신이 어떻게 학습하는지는 대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알고 있지만, 실제로 그 방법으로 하는 사람은 적다고도 말하고 있다.
피터 드러커의 이러한 지적을 생각해보면서 나는 어떻게 학습하는지, 다시 말해 어떻게 배우는지 생각해봤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공부했던 것을 떠올려보고 동아리 생활 중에 공부한 방법을 돌이켜보니, 나의 학습법은 '쓰면서 공부하는 법'과 '말하면서 공부하는 법'인 듯 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책을 읽어도 그냥 읽는 것에서 끝내는 것보다 노트에 한 번 정리해보는 것이 머리에 확실히 잘 남고 내용도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설명을 할 때 그 내용이 더 확고하게 각인된다. 이건 직접 체험적인 부분이니 다른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경험적으로, 체험적으로 느끼고 아는 것이지만 속으로는 항상 '뭔가 더 획기적인 학습법이 없나'하고 계속 찾고있다. 서점에 가서도 이따금씩 학습법 관련 서가에서 서성거리기 일쑤고 인터넷에서도 우연히 학습법 관련 내용이 나오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내 자신이 못미더워서일까, 아니면 내 방식이 효율이 떨어진다는 생각에서일까.
어쩌면 내 자신의 조급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쓰고' '말하면서' 공부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더딘 '미련한 학습법'이다.
그러다보니 그렇게 시간과 정성을 들여 하나하나 얻는 것에 만족을 못하고 욕심을 부리고 학습에도 최소의 비용, 최대의 효과라는 '경제원리'를 적용시키려 하니 나 자신의 학습법에 만족을 못하고 방황하는 것일게다. 그리고 그 결과 이도저도 아니라 어정쩡하게 공부하게 되고 그러면 난 또 다른 좋은 법이 없나하고 또 방황하게 되고.

나는 진득하니 정성들이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확실히.
2008. 6. 28. 20:17

반가운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오늘은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 하고픈, 그런 날이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비가 와서 그런가,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은영님에게 싸이쪽지가 와서인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한 동안 보지 못했던 반가운 이와 함께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싶은 그런 날이다.

...

내가 공군을 지원입대 한 것은
첫째, 솔직히 육군보다는 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고
둘째, 육체적, 정신적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자기계발에 쓰고자 함이었다.
하지만 있는 곳이 방공포대이다보니 육군보다 편하기는 편해도
(내가 생각했던) 공군들보다는 육체적으로 힘들어 이게 좀 어중간하다.
몸이 피곤하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쉬고 싶은 마음뿐이니 이거 원..

그리고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도 극히 제한돼 있어 답답한 마음이 든다.
인터넷에 자료를 정리해볼까 하다가도
양이 좀 많아지면 어김없이 뜨는 업로드 금지 창이 나의 의욕을 꺽어버린다.
오늘 오전에도 몇십 분에 걸쳐 하던 것을 업로드 금지 창 하나 때문에 날려버렸다.

앞으로는 이곳에서 가능한 것을 꿈꾸어야겠다.
군대는 꿈꾸는 것조차 군대 틀에 맞출 수 밖에 없는, 애초 그런 곳이니
일개 병사로 온 나의 욕심과 바램이 과했던 것이리라.

...

그리운 이와 함께 하고픈 이 심정을 이렇게나마 달래어 본다.
2008. 6. 24. 18:39

성공하고 싶다면 목표를 명확히 하라

오늘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책 '성취심리'(현재 '성공시스템'이란 제목으로 출간 중)를 읽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

"성공하고 싶다면 목표를 명확히 하라."
이것이 아마 성공하는데 있어 제 1의 명제인 듯 하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얻을 수 있겠으며,
또 그것을 얻고자 하는 마음 또한 '지나가다 드는 생각'일 가능성이 크다.

목표를 명확히 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안다는 말이고,
목표를 명확히 한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게 어떤 것인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냥 순간 떠오른 생각으로 '아, 이렇게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적어도 수십 번 머릿 속에서 그려보고, 되뇌어보는,
그래서 세밀하게 묘사 할 수 있을 정도의 것이라야 '명확한 목표'가 되는 것이다.

아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범인들은 성공하는데 있어서 가장 첫 단계인
이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에서부터 제대로 안 되어서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인생을 사는 것일게다.

내가 뭐가 되고 싶은지, 무엇을 이루고 싶고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그것을 생각하는 것조차 귀찮다고 여기거나 무관심한 삶,
그런 사람은 삶을 살아갈 자격조차 없는 이들일게다.
- 매정하게 이야기하자면..
2008. 6. 13. 14:07

이번 휴가

엊그제 2박3일의 짧은 휴가는 나와서 이제 복귀출발 2시간 전이다.
매번 휴가나올 때마다 '재충전의 기회' - 때로는 육체적인 재충전이 될 수도 있지만,
대개 정신적인 재충전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 로 휴가를 보내려고 생각하는데
실제 나와보면 또 그렇게 생각대로만 되는 게 아니어서 안타까울 때도 많고,
허탈할 때도 있었다.

이번 외박에 가까운 휴가를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의 소기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된다.
'열정의 부활'까지는 아니지만 다시 뜻을 세우게 되었고,
그동안 나태해지고 하루하루 그냥 보내기만 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역시 이번에도 승철이 형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별히 일이 있어서 만나는 것도, 매번 약속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휴가 나갈 때마다 나는 승철 형을 찾아가곤 한다.
그냥 가면 문제의식 없어진 나에게 다시 문제의식을 되찾게 해 준다고 할까.
나를 위한 특별한 일정도 없고 - 영화를 함께 본다거나 함께 식사하는 것을 빼면,
나를 위한 특별한 혹은 거창한 말은 더더군다나 없다.
단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거나 듣는 게 다다.
하지만 그러면서 나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뜻을 다시 세우게 된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 만나면 무위이화로 그냥 그렇게 된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승철 형은 알지모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참 고마운 사람이다.

알차게 못 보냈다는 후회가 들긴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이번 휴가는 나온 보람이 있었다.
이제 200일 남짓 남은 나의 군생활, 남은 200일이 지난 500일이 헛되지 않도록 보내야겠다는 생각이다.
2008. 6. 8. 20:13

요사이

근 이삼 주 되어가는 것 같다.
의욕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하루하루 되는대로,
내 한 몸 편함이 유일한 시간활용의 기준으로 변해 버린 게...
내 자신에게 부끄럽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고사성어가 되어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이런 일이 비단 나 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해당된다는 것을 뜻하지만
하지만, 그것은 위로를 위한 자기변명일 뿐...
그래 그것은 이런 나 자신의 합리화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 변명 속에 나 자신을 합리화시키며 사실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일게다.

작년 이맘 때 - 맞다, 일병을 단 지 얼마 안 됐을 때
나는 여유시간이 더 많아질 상병, 병장 때를 꿈꾸며 살았었다.
'상병 병장 달면 이러이러한 걸 공부하고, 이러이런한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그런 꿈에 도취되어 혼자 미소짓던 일도 많았었다.
그런데 막상 그 때가 되니 나는 또다른 핑계를 찾아 그 속에 숨어버렸다.

열정, 의욕.
이런 것이 꺽일 때마다 나 자신에게 다시금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에게 열정을 불어넣어주는 말씀들, 의욕을 심어주는 글들.
오늘부터 잃어버린 나의 열정을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시켜야겠다.
더 이상 변명 속에 숨지 말고.
2008. 6. 8. 20:03

나의 강점

紐‡

2008. 3. 8. 20:01

나의 억누를 수 없는 욕심 몇 가지..

혼자 생각해 보면, 나는 욕심이 별로 없는 사람인 듯한데 몇 가지에 대해선 유독 그 욕심을 줄이기가 힘들다.

무엇보다도, Apple이 만든 것들...
iMac, Macbook(pro), iPod(touch), 그리고 iPhone까지. (사실 Apple 마크 붙은 건 모조리~)
특히 Apple이 신제품 발표회를 한다 하면 그 욕망이 피크에 달한다.
Apple 마크 붙은 거 하나 갖고 있으면 또 하나 늘리고 싶고, 좀 지나면 또 하나 늘리고 싶고..
같은 iPod이라도 세대별로 또 다 다르고,,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
이런 건 맥어딕트들이면 이해하겠지만, 아마 안 그런 사람들은 이해 못 하겠지 ㅋ

그리고 만년필...
나를 충족시켜주는 만년필을 아직 못 만난 건지, 내가 써 본 만년필에 내가 만족 못 하는 건지..
이 놈의 만년필에 대한 욕심은 한동안 잠잠해졌다가 주기적으로 치솟아오른다는 특징이 있다.
이 세상엔 참으로 많은 브랜드의 만년필이 있고 또 참으로 많은 필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만년필에 대한 욕심은 심히 경계해야 한다.

그 외에 몇 가지 더 있을 거 같았는데 막상 써 보니 위의 두 가지에 대한 욕심이 가장 크고 다른 것은 그에 비할 바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금전적으로 환산해보면 위의 두 가지가 다른 것 대부분을 더 커버하고도 남는다는 것;;
하필 유독 참 비싼 것에만 욕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2008. 2. 25. 19:19

이 세상은 "진짜 이야기"를 기다린다

  지난 태왕사신기 이후 군대에서 드라마를 보게되는 버릇이 생겼다.
  사실 태왕사신기도 100% 충실하게 본 것은 아니었는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시리즈물의 덫에 걸려 한편 한편 보다가 마지막편까지 다 보고서야 마음이 편해진 것이다.
  그러고서 '아 이제 은근히 시간 뺏는 드라마를 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어떻게 하다보니 근무 중에 '뉴하트'를 보다가 또 시리즈물의 덫에 걸리고 말아 이제껏 두세 차례 빼고는 뉴하트도 거의 빠지지 않고 보고 있다.
  그래도 '태왕사신기'는 세간에 말도 많았고, 또 고구려 역사물이라는 점에서 나 스스로도 '이건 한 번쯤 봐야 될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개인적인 가치 관점에서 이도저도 아닌 단순 드라마 '뉴하트'를 빼놓지 않고 보게되고 또 기다려지는, 내 자신의 가치를 놓고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참 꼭 '중독'되는 것 같이 한 번 이야기 덫에 제대로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일인 듯 싶다.
  그러니 여자들과 매일 하룻밤을 같이 지내고 죽여버린 페르시아의 왕도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덫에 걸려 그 못된 버릇을 고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며칠 전 어둑어둑 한 저녁무렵 부대 안을 걷다가 문득 세상사람들은 참으로 수많은 이야기들을 바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은가. 이 세상에 평생 읽어도 못 읽을 수많은 책 속에 이야기들이 있고, 또 한평생 본다 해도 다 못 볼 영화들이 널렸는데도 아직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새로운 이야기들이 쓰여지고 있지 않은가.
  그 심리는 무엇일까. 새로운 것을 기대하는 심리?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심리? 감동을 받고자 하는 심리?
  아마도 세상 사람들은 "진짜 이야기"를 바라며 수많은 '이야기'들을 찾아헤메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을 완성시켜줄 이야기, 진정한 나를 찾고 또 이 세상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주는 "진짜 이야기"
  상제님께서 "蒼生有億兆(창생유억조)하고 億兆有願戴(억조유원대)하고 願戴有唐堯(원대유당요)니라 - 창생은 억조가 있고 억조창생에게는 받들어 모시고 싶은 님(君師)이 있으며 받들어 모시고 싶은 님에는 당요(唐堯)와 같은 성군이 있느니라.(도전 2:125)"라고 하시지 않았나. 세상 사람들은 모두 가슴 한 구석에서 자신을 기꺼이 다 바쳐모실 성군을 기다리며 그 성군께서 들려주실 - 혹은 들려주신 - "진짜 이야기"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이야기와 자신을 완전히 하나로 만들기를 궁극적으로는 바라는 것이리라. 한 생명의 궁극존재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을테니까.
  그 "진짜 이야기"를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짜 이야기" 들려주고 싶은 마음 가득하나, 제대로 감동적으로 못 들려주는 나 자신의 한계가 실로 깝깝할 뿐이다...

gon. [終]
2007. 11. 20. 18:50

첫 제설

간밤에 눈이 내렸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지고 하늘이 어두컴컴하고 잔뜩 흐려있더니 아니나다를까, 밤 9시경 되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간밤에 눈이 7cm 정도 내렸다고 한다.
아침먹고 출근하여 바로 대비와 눈삽, 서까래 등 제설도구를 챙기고 부대 내 눈을 치우기 시작하여 오후 4시경이나 돼서야 다 끝났다.

혹자는 '악마의 비듬'이라고까지 표현을 하던데 아름다운 눈을 보고 그렇게까지 표현하고 싶을까.
눈 치우는 게 많이 힘들긴 하지만 멀리 서쪽으로 보이는 경기도의 얕으막한 구릉구릉 산들과 동쪽으로 우뚝우뚝 솟아있는 강원도의 눈덮인 산들을 보면 그 설경 구경을 어디 가서 또 이렇게 원없이 할까 싶다.

제설을 하고 나면 땀으로 흠뻑 젖고 찬바람 맞으며 하니 따뜻한 생활관으로 들어오면 몸이 노곤노곤 해지지만, 그래도 눈이 아름다운 건 불변의 사실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다만 따뜻한 차 한잔하면서 창밖의 모습으로 보면 오죽 좋을까 싶다.

gon.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