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16. 00:54

안산에 와서

한 때 나의 젊은 시절을 보냈던 안산상록수 도장.
24~25, 20대 중반의 시간을 보낸 이곳은 그렇기에 더욱 애틋함이 남아있다.
어젯밤 전철역에서 내릴때부터 안산특유의 습한 밤공기를 들이마시며 왠지모를 편안함을 느낀 것은 지난날에 대한 향수 때문일까 이곳에서의 추억때문일까.
그 습한 밤공기를 마시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또 때로는 고민을 했던 것이 몇번이던가.

오늘은 태모님 선화절치성이 있던터라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두들 따뜻하게 대해주시던 고마운 분들. 햇수로 번써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그분들의 모습에 새삼 상록수 도장의 포근함을 느낀다.
첫 타도장생활이라고 하기에 상록수는 과분할 정도로 따뜻한 도장이었다.
성도님들뿐 아니라 시설면에서까지..
그래서 다른 곳에 가더라도 상록수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입대한지 1년즈음, 상록수 도장에서 옛일을 추억해본다...

gon. [終]
2007. 11. 5. 20:04

Just follow your heart

In life as a human being, nothing is secure.
Just follow your heart. - 哈金

삶에서 확실한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그냥 가슴이 원하는 것을 따라라.

---

군대에 오면 제대후 먹고 살 걱정을 한다더니 나 또한 예외일 수는 없는가보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먹고 살' 걱정보다는 '무엇'을 하는 게 후회없을지, 그게 더 고민이라는 점.

엊그제 선임하사가 나를 걱정해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었는데, 나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것이 뜻밖에 '나이'라는 말에 솔직히 난 동의할 수 없었다.
나이가 그렇게 큰 장애물이 되었던가.

30대, 인생에서 안정기에 접어들 단계라고 하면서 나는 이미 그 출발이 타인에 비해 너무 늦었다고, 미래에 확신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렇던가. 30대면 인생의 안정기에 접어들 때였던가.
20대에 비해 더 노련하게, 한편으로 더 정열적으로 꿈에 다가서는게 30대가 아니었던가.
'안정'을 말하기엔 너무 이른 것이 아니가.

그래 솔직히 말해서 약간 혼란스럽긴 했다.
그 때가 밤 11시경이었으니, 한두 시간 정도 심란했던 거 같다.
그런 내 마음은 잠자리에 누워 남몰래 도전을 보며 진정되었다.
한평생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화병으로 돌아가신 김형렬 성도님,
상제님 어천 후 비오는 날이면 팔대장삼을 입고 하늘만 바라보던 김호연 성도님,
그분들은 무엇을 위하여, 무엇 때문에 그런 삶을 살았던가.
그분들의 삶에 비해 나는 얼마나 호의호식하면 편안한 나날을 보내는가.
그분들의 지난한 삶의 과정에 비하면 난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게 아닌가.
나 또한 그분들의 삶을 걸어가야지,
나는 그분들의 삶을 등지고는 결코 살아갈 순 없다는 걸 내 가슴 속으로 느꼈다.

내 삶의 전체적인 큰 바탕은 결정되었는데 그 과정이 아직 안개속이다.
어떤 길을 걸어 나의 삶을 완성해 나갈지. 아직 수풀 속에 가려 안보인다.
하지만 가고자하는 곳은 정해졌으니 도달할 수는 있을거란 생각이다.

대기만성(大器晩成).
언제부턴가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搖之不動(요지부동)이요 激之不濁(격지불탁)이라
一片丹心(일편단심)으로 以待其時(이대기시)라!

흔들어도 움직이지 아니하고 격류에도 흐려지지 아니하며
일편단심으로 그 때를 기다리는구나. [도전 6:137]
이 또한 요근래들어 내 마음의 자세로 삼고 있는 말씀이다.

gon. [終]
2007. 10. 15. 19:35

첫 글, 첫 포스트..

'처음'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첫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첫이미지가 사람 기억의 70%를 차지한다 등과 같이 '처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들을 우리는 곧잘 듣곤한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망설이게 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상에 나의 자그마한 블로그 하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게 벌써 수 개월 전. 막상 자그마한 보금자리를 하나 마련해 놓고도 첫글에 대한, 일종의 부담감 때문에 개시를 미룬 것은 또 얼마나 되었던가.

이제 첫 글을 써나가고 있다.
앞으로 어떠한 색깔을 띠게 될지, 나의 생각대로 알찬 공간을 채워나갈 수 있을지, 솔직히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가능성을 포함하는 그 말. 나의 생각들을 이 작디작은 육체를 너머서 아득한 먼 곳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설렌다.

이렇게, 나의 첫 글은 마쳐졌다.

gon. [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