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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6. 13. 14:07

이번 휴가

엊그제 2박3일의 짧은 휴가는 나와서 이제 복귀출발 2시간 전이다.
매번 휴가나올 때마다 '재충전의 기회' - 때로는 육체적인 재충전이 될 수도 있지만,
대개 정신적인 재충전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 로 휴가를 보내려고 생각하는데
실제 나와보면 또 그렇게 생각대로만 되는 게 아니어서 안타까울 때도 많고,
허탈할 때도 있었다.

이번 외박에 가까운 휴가를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의 소기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된다.
'열정의 부활'까지는 아니지만 다시 뜻을 세우게 되었고,
그동안 나태해지고 하루하루 그냥 보내기만 했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역시 이번에도 승철이 형과 함께 보낸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별히 일이 있어서 만나는 것도, 매번 약속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휴가 나갈 때마다 나는 승철 형을 찾아가곤 한다.
그냥 가면 문제의식 없어진 나에게 다시 문제의식을 되찾게 해 준다고 할까.
나를 위한 특별한 일정도 없고 - 영화를 함께 본다거나 함께 식사하는 것을 빼면,
나를 위한 특별한 혹은 거창한 말은 더더군다나 없다.
단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거나 듣는 게 다다.
하지만 그러면서 나는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고 뜻을 다시 세우게 된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 만나면 무위이화로 그냥 그렇게 된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승철 형은 알지모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참 고마운 사람이다.

알차게 못 보냈다는 후회가 들긴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이번 휴가는 나온 보람이 있었다.
이제 200일 남짓 남은 나의 군생활, 남은 200일이 지난 500일이 헛되지 않도록 보내야겠다는 생각이다.